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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의심될 때 가족이 병원으로 모시고 가는 현명한 방법

by 작업치료사 제인 2025.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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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운동하는 작업치료사 제인입니다.
저는 신경계환자들과 임상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치매라는 질병을 마주하면서 검사받기를 꺼려하는 보호자 및 환자분을 많이 보았습니다.
일단 모시고 가는게 제일 어렵죠. 의심되는데 정작 본인이 병원에 가길 거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순간에 어떻게 설득하고, 어떻게 대화를 해야할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치매가 의심될 때 가족이 병원 진료를 ‘설득’하는 과정은 매우 섬세해야 합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방어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죠. 아래는 실제 임상에서 효과적이었던 설득 단계와 대화법입니다.



1. ‘치매 검사’가 아니라 ‘건강검진’으로 접근하기

직접적으로 “치매 검사 받아야 해요”라고 하면 거부감이 큽니다. 대신 다음과 같이 표현을 바꿔보셔요.
“요즘 깜빡하시는 게 많아서 피곤하신가 봐요. 병원 가서 피로 검사 한번 받아봐요.”
“혈압이랑 기억력도 같이 보는 건강검진이 있대요. 다 같이 가요!”
 
이렇게 하면 ‘치매’라는 단어에 대한 심리적 방어를 줄이고, 단순 건강점검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2. ‘함께 가자’는 말보다 ‘같이 봐야 한다’는 이유 만들기
 
부모님이 “너 혼자 갔다 와라”라고 회피하지 않도록, 함께 갈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도 요즘 깜빡깜빡해서 같이 검사받자.”
“아빠 혈압도 같이 재면 좋잖아요. 나도 요즘 머리 아파서 병원 들르려고.”
 
함께 검사를 받는 동료라는 느낌을 주면 훨씬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3. ‘걱정’보다 ‘관심’으로 표현하기

치매라는 단어는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습니다. “걱정돼서 그래요”보다는 “요즘 기억이 예전 같지 않으셔서 컨디션이 궁금했어요.”처럼 건강에 대한 관심 표현으로 접근하세요.


4. 이미 신뢰하는 사람의 도움을 빌리기

가족 말보다 주치의, 복지관 선생님, 이웃, 교회/성당 신부님 등의 말을 더 잘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번 ○○선생님이 건강검진 한 번 받아보자고 하시더라구요.”
“담당 의사 선생님이 어르신들 요즘 기억력 점검 꼭 하시라던데요.”

이렇게 본인 결정이 아니라 전문가 조언에 따른 것처럼 보이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5. 병원 방문 후엔 ‘치매’라는 단어 대신 ‘기억력’ 중심으로 대화

검사 후에도 결과를 바로 ‘치매’로 언급하지 말고,

“요즘 기억력이 좀 떨어지셔서 약으로 도와드리면 좋대요.”
“조금만 더 일찍 오셨으면 금방 좋아질 수 있었대요.” 처럼 치료 가능성을 강조하세요.
초기 단계에서는 약물과 인지훈련으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게 중요합니다.


6. 설득이 어려울 때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자원
 
- 치매안심센터(☎1899-9988): 전국 모든 구·군에 있으며, 가정 방문 상담 및 무료 인지검사 가능합니다.
- 보건소 치매상담실: 방문 없이도 간단한 선별검사(SNSB, K-MMSE 등)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사회복지사/작업치료사 협진 모델: 의료적 접근을 거부할 때 ‘기억력 향상 프로그램’ 참여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대화의 핵심기법에 대해 알아보아요.
 
<치매 환자와의 대화에서 자주 추천되는 3가지 핵심 기법>
 
1. 현실 수용하기 (Meet them where they are, 또는 ‘함께 있는 현실’ 접근)

치매 환자는 기억이나 인지가 점점 흐려지기 때문에, 과거 기억에 머무르거나 다른 시간대 감각으로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지금 무슨 일이냐”고 바로 되묻기보다는,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나 기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집에 누군가 계세요?”라고 묻기보다는, “응, 계시네요. 무슨 이야기 나눠볼까요?”처럼 감정적 확인과 대화의 흐름을 부드럽게 이어나가는 방식을 쓸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그 사람의 현실감을 존중하며 의사소통하기” 라는 인본 중심(person-centred) 접근과 통하는 전략입니다.


2. 주의 전환 또는 단서 제공 (Redirection / Cueing)
 
환자가 혼란스러워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아 멈춰버릴 때, 바로 강요하거나 반복해서 질문하기보다는 주의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말하기, 또는 힌트나 단서를 제공하면서 부드럽게 유도하기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어… 뭐가 좀 헷갈리시죠? 우리 같이 사진첩 한번 볼까요?”
“글쎄요… 이건 무슨 색깔이었더라요? 같이 맞춰볼까요?”

이런 식으로 질문 대신 행동으로 유도하거나, 상대방의 기억 단서를 건드리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3. 감정에 초점 맞추기 (Validation of feelings)

환자가 “우울하다, 누군가가 날 속이려 한다” 등 감정 표현을 할 경우, 그 감정을 즉시 반박하거나 “그럴 리 없어요”라며 무시하지 않도록 합니다.
대신 “그럴 수 있겠구나, 많이 답답하시죠”처럼 감정을 수용하고 공감해주는 반응을 먼저 합니다.
이후에 “그럼 우리 같이 좀 더 살펴볼까요?”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전환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인정하는 것은 환자가 듣고 싶어 하는 ‘나의 존재’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방어적 태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세 가지 기법 현실 수용, 주의 전환/힌트 제공, 감정 수용은 치매 환자와 안정된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한 기둥과 같아요.


치매는 조기발견 보다 조기설득이 더 먼저라는 사실 기억하세요.
조기발견 보다 더 어려운 것이 병원에 모시고 가는일 이거든요. 오늘의 팁을 잘 기억하시고 사용해보시길 바랍니다.
단어를 바꾸고, 함께 이유를 만들고, 감정을 존중 하는 것.

 

그 세 가지가 가족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시작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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